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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임금격차 34.6% 세계 1위… 여성들 “더 이상 못 참는다, 파업하겠다” 2020-05-04 10:27:01 / 24

 

여성단체·정당 연대체 ‘3시스탑 공동행동’
세계여성의 날 맞아 여성파업 선언
부동의 세계 1위 성별 임금격차 해소 촉구
“여성에게만 과도하게 부과되는
모든 무급 노동 거부한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제4회 3시STOP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지혜 인턴기자
여성단체들이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파업을 한다고 선포했다.

‘3시STOP 공동행동’이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제4회 3시STOP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3월 6일 오후 3시 광화문 광장과 전국에서 여성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단체연합·민주노총· 정의당 등 여성·노동단체와 정당 등이 모인 3시STOP 공동행동은 2017년부터 매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3시STOP 조기 퇴근 시위를 조직했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4.6%다. 연대체 이름인 3시STOP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 노동하는 경우, 한국 여성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사실상 무급으로 일한다는 의미에서 시위는 만들어졌다.

올해는 사전 활동으로 4주간 개별파업도 진행한다. 여성에게만 부당하게 요구되는 노동에 대한 파업이다. 2월 10일부터 감정노동 파업, 17일부터 꾸밈노동 파업, 24일부터 가사·돌봄노동 파업을 하고 3월 2일부터 미디어로 접한 여성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성차별에 저항하는 파업을 한다.

시간제 초등돌봄전담사로 일하고 있다는 홍순영씨가 먼저 발언을 했다. 홍씨는 “돌봄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며 “주 20시간 이상 초과근무가 발생하지만, 그에 따른 수당도 없이 강요된 공짜노동과 압축 노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은 근무시간 연장을 요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26일간 천막농성을 펼쳤다. 홍씨는 “아이들을 볼모로 파업을 한다는 비난에도 계속 싸웠던 이유는 내 일자리뿐만 아니라 내 자녀, 내가 돌보는 아이들의 미래 일자리가 조금 더 나은 일자리가 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제4회 3시STOP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지혜 인턴기자
 

8년 차 고객센터 감정노동자 파도씨의 발언은 김지혜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의 대독으로 진행됐다. 그는 발언문을 통해 여성과 남성은 면접에서 받는 질문부터 다르다며 “아이가 있는 여성의 경우 아이가 몇 살인지, 아이가 아플 때도 정상 근무가 가능한지, 연장근무는 할 수 있는지 묻는다. 남성의 경우 응대를 잘할 자신이 있는지, 조리 있게 말을 잘하는지, 실력과 실적에 욕심이 있는지를 묻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직원의 경우 더 친절하게, 더 바르고 깍듯하게, 좀 더 입바른 소리를 하도록 요구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정한 기회와 동일한 기준을 제시하고 교육팀을 보완하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나선 김하나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활동가는 ‘나는 꾸밈노동을 거부한다’는 제목으로 발언했다. 그는 “나의 예의 바름은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나의 태도와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기미, 주근깨를 가리는 파운데이션에서, 처진 속눈썹을 하늘 위로 솟게 하는 마스카라에서, 핏기없는 입술을 붉게 물들이는 립스틱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업무상 강요되는 꾸밈노동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발언을 한 모윤숙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일하는 여성이 늘고 있지만 맞벌이 부부의 가사와 돌봄은 아직도 여성들의 몫”이라고 지적하며 회사에서도 여성이 가사와 돌봄을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들은 고유한 자기 업무 외에도 차 심부름, 다과 준비, 뒷정리 및 청소, 물품 구입 등 추가 노동을 요구받는다”며 “여성들은 남성들과 같은 업무로 들어와도 차별적으로 기대돼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차별적인 노동을 거부하고 여성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여성파업’을 선포한다

성별임금격차 34.6%. OECD 1위를 놓친 일이 없다. 이코노미스트지가 해마다 발표하는 유리천정지수도 OECD 국가 중 29위. 역시 최하위를 놓친 일이 없다. 한국은 여성의 노동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저평가된 여성의 노동은 언제나 국가 경제발전의 도구이다. 여성의 저임금으로 한국경제는 눈부신 발전을 해 왔지만 여성은 그 과실을 나누어 받은 경험이 없다. 여성은 늘 생계를 책임져 왔지만 생계부양자와 가장으로 호명되는 이는 늘 남성이다. 여성이 생계부양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채용부터 성차별이 시작된다. 여성은 당연하게 가사-돌봄 전담자가 될 것이라는 생애경로를 가정하고 결혼, 남자친구, 출산을 묻는다. 성별분리채용으로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제한하고, 당연히 비정규직으로 영세사업장으로 몰아간다. 남성임금은 퇴직 직전까지 꾸준히 상승하지만 여성임금은 채용, 배치, 승진, 교육, 퇴직 전 과정에 걸친 성차별로 인해 40세를 기점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임금노동이 시작된 이래 여성들은 생애 단 한순간도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노동자 중 50.8%인 비정규직 여성의 월평균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 한다. 극심한 저임금은 여성의 독립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 성별임금격차는 여성의 종속을 강화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합작 전략이다.  

우리는 직장에서 성별고정관념 속에 여성들에게만 요구되는 노동에 파업을 선포한다!

우리는 먼저 여성들에게만 과도하게 요구되는 노동들을 거부한다. 여성들에게만 과도하게 요구되는 감정노동과 꾸밈노동은 여성이 업무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 맡은 업무에 충실하게 일하는 것 외에 ‘사근사근하게 말해라’, ‘왜 무표정 하냐?’, ‘잘 좀 웃어라’라고 한다. 남성은 원래 무뚝뚝하니까 라고 용납하지만 여성노동자는 직장의 꽃으로서의 역할을 강요한다. 이러한 이중 기준은 여성에게만 불필요한 감정적 소모를 야기한다.

인사라며 쏟아지는 외모평가, 출근 시 화장은 필수, ‘여성스러운’ 옷차림의 요구. 여성의 외모와 일상을 통제하고 규격화하는 한국사회는 여성에게 노동자가 아닌 장식품으로 기능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하이힐을 신고 하루 종일 서서 고객을 응대해라, 추운 겨울날 스타킹에 치마를 입고 바깥에서 홍보해라,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서빙해라. 이런 모든 과도한 꾸밈노동은 여성의 업무능력을 저하시키며 건강까지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여성을 이중착취하는 독박 가사-돌봄노동에 파업을 선포한다!

여성에게만 당연하게 요구되는 독박 가사-돌봄노동은 여성을 만성피로의 과로노동자, 시간빈곤자로 만들고 있다. 임금노동을 나누어 맞벌이가 당연해 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가사-돌봄노동은 여성의 몫이다. 가사-돌봄노동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것이지만, 여성이면 무조건, 무급으로 해야하는 노동 아닌 것으로 저평가 되어왔다. 국가의 정책은 이제까지 여성노동자 한쪽에게만 초점을 맞춘 ‘일·가정 양립’제도를 운영해왔다. 즉, 한국사회에는 모든 이가 평등하게 돌봄하고 돌봄받는 정책이나 제도는 부재한 상태이다. 누군가로부터 온전히 돌봄 받는 정규직 남성노동자가 노동자의 기본모델로 상정되는 한 여성의 이중노동 고리는 끊을 수 없다. 또한, 가사-돌봄노동은 가정뿐 아니라 임금노동 공간으로 연결되어 사무실 내에서도 부당하게 요구된다. 커피 과일 접대, 회의 뒷정리, 필요물품 구입, 설거지, 분리수거, 탕비실 정리. 이 모든 사무실 내 돌봄노동을 당연하게 여성에게 떠넘기고 있다.

우리는 여성들에게만 과도하게 무급으로 부과되는 노동들을 거부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4주간의 파업을 선포한다. 우리는 4주간 감정노동과 꾸밈노동, 독박 가사-돌봄노동 파업에 돌입할 것이며 현장 파업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공감과 연대를 넓혀갈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3월 6일 여성파업으로 세상을 멈출 것이다.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우리는 성차별과 여성혐오를 강화하여 성별임금격차를 만드는 모든 것에 저항할 것이다.  

2020. 2. 7

3시STOP 공동행동
녹색당, 민주노총,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여성엄마민중당, 전국여성노조, 전국여성연대,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원문 보기: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6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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