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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위드유 외침에 한국사회 응답하라”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34회 여성대회서 여성들 “한국사회 만연한 강간문화 철폐” 외쳐 “한국정부, 여성들 목소리에 응답하고 성폭력 가해자 2018-03-06 17:29:08 / 349

본 원글은 http://www.womennews.co.kr/news/130217 여성신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미투·위드유 외침에 한국사회 응답하라”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34회 여성대회서
여성들 “한국사회 만연한 강간문화 철폐” 외쳐
“한국정부, 여성들 목소리에 응답하고
성폭력 가해자 제대로 처벌해야“

 

▲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 34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3.8 여성선언’에 맞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8 세계여성의 날을 나흘 앞두고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여성들이 한데 모여 성평등 사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강간문화, 권력형 성폭력, 왜곡된 성 의식 등을 완전히 도려내야 ‘미투(#MeToo)’ 운동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노동권과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재 한국사회 등을 규탄했다.

날 오후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8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4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진행된 ‘3.8 샤우팅’에는 9명의 여성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각자 겪은 성폭력 경험을 이야기하며 한국사회의 변화를 요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권력은 여전히 젠더화 돼있고, 위계를 기반으로 한 성폭력은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사회는 오래 전부터 강간문화를 용인해왔다. 남성 권력자들은 변화를 거부해왔으며,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먼저 고백한 적 없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에 대해 “이는 내 주위에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공익·공공적인 행동”이라며 “그들의 노력과 헌신, 연대 요청에 우리 모두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행사 참석자 2000여명(주최측 추산)은 환호하며 공감과 지지의 뜻을 내비쳤다.

 

▲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 34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9세 여성 청소년, "학교내 성폭력은 교사와 학생 간의 권력관계에 의해 일어나"

올해 19세가 된 청소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발언자 A씨는 “여성 청소년은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교사에게 1년간 성폭력 당했다. 그는 제 몸을 함부로 만지고, 자신의 다리 위에 나를 앉히는 등 성추행을 지속했다. 여자화장실에 여학생들이 있음에도 함부로 들어오곤 했다. 이런 상황을 주변 선생님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담임교사는 오랜 교직생활로 높은 지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제 이야기는 무시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A씨는 “고등학교에 입학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며 남성 교사들의 성폭력 행위를 고발했다. 그는 “체육교사는 제 볼을 만지면서 ‘넌 내가 아끼니까 내가 소개시켜주는 남자랑 결혼해’라는 말을 했다. 친구가 제 무릎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 탐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학생지도부 부장교사는 학생지도를 한다는 목적으로 여학생 다리를 볼펜으로 찌르고 치마를 올려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남교사들은 ‘여학생은 얼굴만 예쁘면 된다’고 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번번이 일어나는 성폭력은 젠더에 의한 위계질서일 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 간의 권력관계에 의해 일어나는 폭력이다. 저는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고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해방을 촉구하기 위해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B씨 ”사이버성폭력 처벌 수위 높여야”

전 애인으로부터 사이버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 B씨는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현행법의 문제점을 규탄했다. 그는 “4년가량 사귄 남자친구와 작년 9월 헤어졌다. 지금은 가해자가 된 전 남자친구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에게 앙심을 품고 인터넷상에 저를 사칭하는 계정을 만들어 제 이름과 사진, 주소 등의 신상정보와 ‘원나잇 할 남자 찾는다’는 식의 허위사실 등을 올리며 괴롭혔다. 저는 제가 살던 곳과 일하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인지한 후 경찰서를 찾았지만 그는 세 번이나 고소를 거부당했다고 했다. ‘증거 부족’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B씨는 “이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텀블러, 블로그, 구글, 다음 등에 저를 사칭하는 계정이 있는 상태였지만 경찰은 그것으로도 부족하다고 하더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이에 여성들은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B씨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 그는 “법률 자문을 얻기 위해 만난 변호사는 가해자가 올린 게시물에 댓글도 달지 말라고 조언 하더라. 사실을 말하더라도 그 안에 가해자에 대한 정보가 들어있으면 오히려 제가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법이 이런가. 참다 참다가 가해자의 가해 사실을 폭로했다. 제 삶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였다. 그런데 현재 가해자는 저를 명예훼손으로 맞고소 하겠다고 한다. 사칭 계정을 만든 일로 가해자가 처벌받는다 해도 벌금만 물 뿐이다. 저는 제 인생이 망가졌는데 끝까지 싸워봤자 겨우 그런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피해자가 피해사실 밝히는 게 죄가 되는 법은 없어져야 한다. 이런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수위가 훨씬 더 높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 “권력형 성폭력 근절 위해선 제도 보완돼야”

2015년 교수 재직 시절 남성 교수에게 당한 성추행을 폭로한 바 있는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는 “저는 30년간 문화예술계 전문가로서 일해왔는데 여러 면에서 성폭력을 당했다. 아주 지긋지긋하다”면서 “근데 학교 가니까 거기서도 또 성폭력이 일어났다. 여자라면 성폭력 안 당한 사람이 없을 거다. 여자는 과장이 되면 부장에게 당하고, 부장이 되면 전무에게 당하고, 제일 높은 자리에 올라가 사장이 되면 회장에게 당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울먹이는 그를 향해 여성들은 “울지 말라”며 위로를 건넸다. 이어 남 전 교수는 “권력형 성폭력은 가해자를 처리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며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원적에 복귀해 노동권과 생존권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고 가해자에 동조했던 기회주의자(성폭력 방조자)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성 경찰 임모씨 “성폭력 피해자 도왔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해”

현직 검사의 성폭력 폭로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에 현직 경찰도 동참했다. 성폭력 피해자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허위 루머와 따돌림 등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여성 경찰은 이날 조직 내 잘못된 문화를 지적하며 쇄신을 촉구했다. 20년간 경찰직에 몸담고 있다는 임모씨는 성폭력 피해자와 조력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한국사회의 실태와 경찰조직 내 왜곡된 성 문화를 질책했다. 임씨는 “작년 같은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후배 여성 경찰이 저를 찾아왔다. 같은 팀 남자 선배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 성추행을 당했다는 그는 신고하면 오히려 보복당할까 두려워 신고를 망설이고 있었다. 저는 후배에게 ‘네가 당한 게 사실이라면 공론화해서 신고하는 게 널 보호하는 길’이라며 후배가 용기를 내 신고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형사처벌까지는 원치 않아 가해자는 상습 성희롱으로만 경징계를 받고 타 경찰서로 이동 조치됐다고 임씨는 설명했다. 이후 임씨에 대한 조직 내 괴롭힘이 시작됐다. 임씨는 “제 직속상관이었던 지구대장은 ‘너 때문에 우리 경찰서 치안 성과 꼴찌 되겠다’며 저를 야단쳤고, 그에 의해 조력자로서의 제 신원이 경찰서에 노출됐다. 또 지구대장은 가해자가 저지른 성범죄 사실을 주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다른 경찰관들은 성범죄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전혀 모르더라”며 “이에 합세해 가해자는 제가 성희롱을 조작한 여경이라며 저를 고소하겠다고 했고, 제가 ‘꽃뱀’이라는 허위 소문을 퍼뜨려 저는 동료 경찰들에게 ‘꽃뱀 여경’으로 낙인찍혀 살아왔다”고 토로했다. 허위 루머와 괴롭힘 등에 시달리던 임씨는 지난 1월 경남 지역 경찰서 앞에서 ‘성범죄 갑질 없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다’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임씨는 “저는 이런 비정상적인 분위기를 경남지방경찰청 감찰부서와 저희 경찰서 감찰부서에 알렸지만 그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게 대한민국 경찰입니까”라고 반문하며 “경찰 조직에 오래 잔존하고 있는 여러 악습들, 즉 성범죄를 바라보는 왜곡·폐쇄된 시각, 2차 피해가 뭔지조차 모르는 무딘 성 감수성, 가해자가 오히려 큰소리치는 잘못된 성 문화 등 우리사회가 버리지 못한 병적인 문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미국, 일본, 대만에서 활동 중인 세 명의 여성들이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섰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세계 여성들의 연대 발언 ‘#미투·위드 유’

미국, 일본, 대만에서 활동 중인 세 명의 여성들도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섰다. 미국의 활동가는 “여성에 대한 성추행, 성폭력은 교육, 정치, 학교, 예술,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여성을 가로막고 내쫓는 행위”라며 “한국, 미국 등 전 세계 여성들은 ‘이제 됐다. 시간이 없다(Time's up)’고 외치고 있다. 여성에 대한 괴롭힘을 멈추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활동가는 “아직 일본에서는 (사회 분위기상) ‘미투’ 운동, 성폭력 말하기에 참여하기가 어렵다”며 “우리에겐 국제 연대를 통한 ‘위투(WeToo)’ 운동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도쿄에 돌아가면 오늘 (한국 여성 운동가들로부터) 배운 것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왔다는 교수는 “현재 대만 미디어는 한국 ‘미투’ 운동에 관심이 높고 기사들을 꾸준히 팔로우하는 중이다”라며 “권력을 악용한 남성들의 괴롭힘을 용감하게 고발한 여성들에게 감사하다. 세계를 바꾸고 권력을 남용하는 남성들의 악행을 바꾸자. 우리 함께 싸우자. 한국, 대만은 민주주의를 추구해온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진짜 민주주의로 만들자. 성평등 없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 명의 여성들에 발언에 행사 참석자들은 환호를 지르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각국의 여성들이 국경을 넘어 ‘페미니즘’으로 하나 되는 모습이었다.

한국여성연극협회 유은혜씨 “동료와 딸들 희생자 되지 않도록 더 이상 방조 않겠다”

한국여성연극협회에서 일하고 있다는 유은혜씨는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들과 어떻게 연대해나갈지 얘기했다. 유씨는 “하룻밤 지나고 나면 분노와 절망으로 온 몸이 떨리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분노에서 멈춰선 안 된다. 예술이란 이름을 내걸고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행한 이들을 도려내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용감하게 ‘미투’를 외친 연극 동료들에게 ‘위드 유’의 마음으로 지지한다. 이제 우리 동료와 딸들이 범죄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성폭력을 방조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의 기관이나 단체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다. 우리 협회는 동료들이 안심하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해자들을 감시하고 교육해 연극계에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그 일환으로 협회는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 대학로에 모여 선언문을 발표하고 거리를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위드 유’ 동참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 퀴어여성네트워크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에서 활동 중인 박한희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한희 변호사 “성평등 위해선 성소수자 인권 보장해야”

진정한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퀴어여성네트워크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에서 활동 중인 박한희 변호사는 “오늘 행사 슬로건이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다. 여러 영역에서 성평등이 보장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우리사회에 성차별, 여성혐오가 만연하고 이를 근절할 수 있는 정책적 법률이 없고, 모든 이들이 차별과 혐오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이런 차별과 혐오에서도 예외라고 얘기되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성소수자다. 여성과 남성은 ‘여성성’, ‘남성성’을 기반으로 한 특정 역할, 모습, 구조 속에 있어야 한다는 성별 이분법적, 가부장적 구조 때문에 차별과 폭력이 발생한다. 더 많은 영역과 일상에서 성소수자 인권이 논의될 때 우리는 비로소 혐오세력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폭력과 차별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당원 “여성도 사람이다. 여성은 패배하지 않는다”

한 진보정당에서 분회장으로 활동하는 18세 청소년이라고 자신을 밝힌 C씨는 “작년 4월 대선이 한창 진행되던 때 우리 당은 반여성혐오적 정책을 내세웠다. 그런데 당시 간부 중 한 명이 여성 후보의 외모를 비하·평가하는 글을 올렸다. 저는 당의 정책과 그 글이 전혀 다른 기조를 보인다는 점이 애석했다. 당의 정책과 방향에 반대되는 간부의 발언에 책임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동지들은 그 글을 옹호하며 저를 비난했다”고 털어놨다. C씨는 “저는 그 말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 사람들은 여성 당원의 존재를 생각해주지 않았다”고 울먹이며 “우리는 투사이기 전에 사람이다. 저는 당신이 폭력을 행사한 모든 여성들의 동지다. 모든 여성은 패배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순 대표 “여성들의 목소리에 한국정부 응답할 때”

이날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촛불혁명의 의미를 되새기며 여성들의 성평등 요구에 정부가 응답할 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현실에서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고 은폐하고 조장했던 세력은 누군가. 또 방관했던 세력은 누군가. 더 이상 가해자, 방관자, 조력자, 침묵의 카르텔을 용서하지 않겠다. 실질적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이제 헌법에 성평등을 명시해야 한다. 성평등 개헌해 촛불혁명을 완성하자”고 외쳤다. 이어 그는 “앞으로 남은 4년, 기독교 극우 세력과 함께 하겠나, 성평등 외치는 여성들과 함께 하겠나.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자. 낙태죄를 폐지하라.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성별임금격차를 폐지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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